사진 그림 좋은글 모음/시(詩) 39

* 앵두처럼 아름답구나

* 앵두처럼 아름답구나 애천 이종수 사랑하는 그대의 얼굴은 활짝핀 백합화 같구나 머리털은 은빛바다 물결같고 두손은 갓피어오른 꽃봉오리 같구나 가슴은 난로처럼 따뜻하고 두뺨은 장미처럼 새빨갛고 입술은 앵두처럼 아름답구나 내맘을 송두채 빼앗는구나 사랑하는 그대가 살짝 웃으면 온땅이 환하고 다정히 손 내밀면 가슴이 사르르 녹아 내린다오 사랑하는 그대를 바라만 보아도 좋고 음성을 들으면 더더욱 행복하다오 삶의 보람을 느낀다오 사랑하는 그대여.

옛 연인(戀人)

옛 연인(戀人) 소산/문 재학 처연(凄然)한 달빛이 무심한 밤바람을 타고 창가를 적시는 밤이면 고독은 깊이를 모르고 빠져든다. 뇌리(腦裏)를 맴돌며 추억으로 살아 숨쉬는 사랑에 물던 수줍던 꽃봉오리는 애틋한 그리움으로 타오르고 순정에 불타던 꿈의 등불 아련한 옛 임의 모습이 추억의 징검다리를 건너 지름길로 달려오네.. 해맑은 얼굴에 샛별 같은 눈동자 황금빛 미소를 거느리고

선생님! 선생님!!

선생님! 선생님!! 몇십 년의 세월이 흘렀을까 초등 4학년 때 끔찍이도 이뻐해 주셨던 선생님 월말고사 시험을 못 봐 점수가 안 나올 땐 가재 눈으로 흘겨보시고 글짓기를 잘해 점수가 좋을 땐 함박웃음 지으시며 글은 이렇게 쓰는 거라 자랑해주시던ㅡ. 해마다 수없이 많은 스승의 날이 지나도 한 번도 생각 못 했던 아버지 같으신 분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그 때 선생님의 칭찬 이후로 늘 일기 같은 글을 썼고 그 때마다 상을 챙겨주셨던 분. 지금은 한 마리의 새가 되셨을까 꽃이 되어 웃고 계실까 늦은 나이에 철이 든 지금 많이도 죄송하고 그립습니다 선생님 내 선생님... --김말란--

?청춘(靑春)?

?청춘(靑春)? 맥아더 장군 그는 1880년생입니다. 1950년 한국전쟁 때 그의 나이는 만으로 70세 였습니다. 그가 집무실 벽에 걸어놓고 시를 옮겨 봅니다. ? 청춘 /새무엘 얼만 ? 청춘은 인생의 어떤 시절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이다. 그것은 장미빛 볼, 붉은 입술, ? 그리고 유연한 관절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의지와 상상력의 우수성, 감성적 활력의 문제이다. 청춘이란? 인생의 깊은 샘의 신선함이다. 청춘은 욕망의 소심함을 넘는 용기와 타고난 우월감과 안이를 넘는 모험심을 의미한다. 청춘은 때때로 이십세의 청년보다 칠십세의 노인에게 아름답게 존재한다. 단지 연령의 숫자로 늙었다고 말할 수 없다. 우리는 황폐해진 우리의 이상적 사고에 의해 늙게 되는 것일뿐이다. 세월은 피부를 주름지게 하지만, 열정..

나를 멈추게 하는 것들

나를 멈추게 하는 것들 2022.04.15 보도 블록 틈에 핀 씀바귀꽃 한포기가 나를 멈추게 한다 어쩌다 서울 하늘을 선회하는 제비 한 두 마리가 나를 멈추게 한다 육교 아래 봄볕에 탄 까만 얼굴로 도라지를 다듬는 할머니의 옆모습이 나를 멈추게 한다 굽은 허리로 실업자 아들을 배웅하다 돌아서는 어머니의 뒷모습은 나를 멈추게 한다 나는 언제나 나를 멈추게 한 힘으로 다시 걷는다 -반칠환 시, 나를 멈추게 하는 것들

?️낙엽/구르몽?️

?️낙엽/구르몽?️ 시몬.. 나뭇잎이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은 너무나도 부드러운 빛깔, 너무나도 나지막한 목소리.. 낙엽은 너무나도 연약한 땅 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황혼 무렵 낙엽의 모습은 너무나도 서글프다. 바람이 불면 낙엽은 속삭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낙엽은 날개 소리, 여자의 옷자락 소리.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오라.. 우리도언젠가 낙엽이 되리라. 오라.. 벌써 밤이 되고 바람은 우리를 휩쓴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시몬, 나무 잎이 저버린 숲으로 가자. 이끼며 돌이며 오솔길을 덮은..

迎 壬寅年

新年萬福祈願------ 花不送春 春自去 人非迎老 老必來 桐千年老 恒藏曲 梅一生寒 不賣香 百年持寶 身無病 千里行裝 服有書 心良老牛 收災去 氣强勇虎 載福來 ♥신년만복기원♥ 꽃은 봄을 보내지 않으나 봄은 스스로 가고 사람은 늙기를 바라지 않으나 늙음은 반드시 찾아온다. 오동나무는 천년이 되어도 항상 노래를 간직하고 매화는 일생을 추운 곳에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 백년을 지니고 살 보배는 몸이 무병한 것이고 천리를 가는 행장에는 가슴 속에 책을 가지는 것이다. 마음이 착한 늙은 소는(신축년) 재앙을 거두어 가고 기상이 강하고 용맹한 호랑이는(임진년) 복을 짊어지고 온다. *우리 조령 한시회 고문님이 주신 글인데 참 좋아서 보냅니다. (東川金泰洪)*

설날 아침에 /김종길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출처 : 김종길 시집, ? 해설 발표된지 40여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애송 신년시 목록에 드는 시다. 묵직한 깊이가 있기 때문이다.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마음가짐은 긍정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