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정한 배필을 그대로 따른 바보같은 결혼 1960년 겨울 어느날 나의 혼인이 정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고교 졸업을 앞두고 급히 결혼을 할 이유도 없었는데 선친의 마골 곁사돈 이ㅇ호씨가 맏아배 연갑인데 큰집 사랑에서 내 혼인 말이 나왔고 아버님 형제분께서 승락을 하셨다는 것이다. 나는 가당치도 않은 말이라고 거절을 하였으나 아버님께서는 맏아배 말씀을 거역해서는 안 된다고 하셨다. 나는 큰 고민이 생겼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 그 어른 형제분이 성사시킨 일이니 좋겠지? - 岐峰 선조께서 초행 길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생각해 보면, 당시에도 맞선은 보지 않았고, 신부가 눈 멀고 벙어리며 사지가 성치 않다고 했는데도 기봉께서 인륜의 대의를 거슬러서는 되지 않는다고 하시면서 초행을 치루었다는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