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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뭐 별건가

록야綠野 2019. 10. 4. 10:43





2019년 10월 04일

여행이 뭐 별건가

평생을 땅을 벗 삼아 살아오신 우리 외할머니
더운 여름에는 휴가는커녕 농사일 때문에
더욱 바삐 사시던 분이
몇 해 전 농사일을 그만두셨다
표현은 안 하시지만 서운해 하시는 모습이 역력해서
속상했었다

그리고 올여름
우리 집에 놀러 오셨을 때
외할머니는 백화점이라고 부르는
대형마트에 여행 아닌 여행을 갔다

이것저것 구경하시고, 둘러보시고,
신기해하며 세상 좋다고 하셨다
유행하는 모자를 씌워드리자 부끄러워하셨지만
이내 아이처럼 웃으며 좋아하시고 행복해하셨다

여행이 뭐 별건가
좋은 사람과 재미있고, 즐겁고 행복한 일을 하는 것이 여행이지
비록 멀리 가지 않은 마트 여행이었지만,
우리에게는 참으로 행복한 즐거운 기억이 남는 일이다
외할머니의 환한 미소를 오래도록 보고 싶다

- 가족소재공모전 <나의 가족여행기> 최우수상작 / 김정아 -